싸이월드 피난 400

2012.03.29. 08:50 ㅡ 엘지

창립 65주년 맞은 LG 그제 LG그룹이 창립 65주년을 맞았다. 어린아이가 자라나 부모 일을 물려받을 때까지 걸리는 30년쯤을 한 세대로 보니 벌써 두 세대를 지났다. 1947년 20명에 불과했던 임직원이 21만명으로 1만 배나 늘었을 만큼이나 영욕의 한국 기업사에서 큰 축을 차지했음이 분명하다. LG가 화장품·치약(화학)으로 사업 터전을 일궜으되 우리는 ‘금성 A-501의 추억’이 여전히 강렬하다. 1959년 시장에 나왔지만 제1호를 제대로 추스르지 않았을 만큼 바쁘게 만들어 팔았던 첫 국산 라디오다. 1961년 박정희의 ‘밀수품 근절에 관한 국가재건회의 포고령’과 ‘농어촌 라디오 보내기 운동’을 타고 판매가 급증해 한국 전자산업의 밀알이 된 바로 그 제품이다. LG가 첫 국산 선풍기·냉장고·TV·에..

싸이월드 피난 2020.06.27

2012.03.30. 08:53 ㅡ 쿠웅. '구럼비' 터지는 소리. 쿵. '세계 7대 자연경관' 내려앉는 소리. 쿠웅 쿵. 제주가 깨지고 가라앉는다.

제주의 다음 쿠웅. 제주 강정 ‘구럼비’ 터지는 소리. 화약내. 노리쇠가 탄피를 가늠자 오른편으로 퉁겨 낸 뒤 약실에서 피어오른 냄새. 고폭탄이 포구를 떠난 뒤 사방을 무겁게 내리누른 바로 그 냄새. 회피할 수 없는 죽음의 냄새다. 쿵. ‘세계 7대 자연경관’ 내려앉는 소리. 위산내. 명치끝이 타는 듯 따갑다가 울컥 목구멍을 역류한 냄새. 기침을 일으킬 정도로 묵은 데다 때론 알코올까지 섞인 바로 그 냄새. 어찌할 수 없는 통증의 냄새다. 쿠웅 쿵. 제주가 또 깨지고 가라앉는다. 고려 삼별초 항쟁이 끝난 1273년부터 무려 100년 동안 몽골 직할을 견딘 곳. ‘4·3 피눈물’ 흘린 그곳이 다시 아프다. 한국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특별 자치 지역이나 스스로 다스릴 환경을 제대로 꾸리기나 한 건지 의문시..

싸이월드 피난 2020.06.27

2012.04.01. 11:55 ㅡ 전자신문 사설

안타까운 정운찬의 퇴진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엊그제 쓴소리를 쏟아냈다. “동반성장에 대한 대통령과 국민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자리를 내놓았을 정도로 작심했다. 그만큼 비판이 신랄했다. “대기업은 동반성장을 말로만 외칠 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해체를 제안할 만큼 대기업에 대한 상심이 깊었던 모양이다. 화살은 관료에게도 날아갔다. “5~6년 시행한 끝에 이미 성과가 없다고 판명된 성과공유제만 거듭 주장”했다는 것이다. 동반성장위가 무력해진 결정적 이유로 들렸다. 그는 특히 “정부가 사회적 상생을 위한 책임을 지려 하지 않았다”며 “동반성장이라는 시대적 소임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정 위원장의 퇴진이 안타깝다. 대·중소기업 공생의 한계가 ..

싸이월드 피난 2020.06.27

2012.04.01. 11:56 ㅡ 전자신문 사설

‘탄소 없는 곳’ 490개쯤 더 만들자 올 9월 제주 가파도가 ‘탄소 없는 섬’으로 거듭난다. 풍력·태양광으로 만든 전기로 공용 버스를 운행한다. 모든 가구와 학교에 지능형 전력망 관리체계를 꾸리는 등 섬에서 탄소를 완전히 걷어 낸다. 가파도 같은 신재생 에너지 발전·교통체계를 갖추는 데 100억원이 든다. 이런 곳을 489개쯤 더 만드는 게 어떨까. 4조9000억원을 투자하자는 얘기다. 4조9000억원은 신고리 원자력발전소(원전) 2, 3호기 건설비와 같다. 새 원전을 두 개쯤 덜 만들면 490곳을 ‘탄소 없는 곳’으로 꾸릴 수 있다는 뜻이다. 고리 1호기를 기준으로 낮춰 잡아 2200억원, 많게는 9800억원쯤 들어갈 원전 폐기비용을 헤아리면 ‘탄소 제로 타운’을 더 많이 만들 수 있겠다. 이것뿐인가..

싸이월드 피난 2020.06.27

2012.04.03. 08:48 ㅡ 엠브이엔오

엠브이엔오(MVNO) 이용 비율 10% 넘기자 지난해 말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쓰는 이가 45만8000명에 닿았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의 0.87%다. MVNO 제도는 값싼 이동통신서비스로 경쟁을 자극할 때 쓰인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망을 도매한 뒤 싸게 산매하는 구조다. 소비자에게 싼 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정책 당국이 도매 대가 등에 개입하는 이유다. 당국이 시장에 관여하는 조치에도 불구하고 MVNO가 부진하다. MVNO 서비스 가입자가 12.6%에 달하는 영국을 차치해 두더라도 미국(8.4%)이나 프랑스(6.0%)만큼도 되지 않으니 답답하다. 사실 한국처럼 이동통신시장이 성숙한 데다 3개 사업자로 고착한 경우에는 MVNO의 성공 가능성이 떨어진다. 소..

싸이월드 피난 2020.06.27

2012.04.03. 08:48 ㅡ 21세기 사찰

사찰이라니…… 21세기에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공직자뿐만 아니라 민간인까지 마구잡이로 사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찰’이란 몰래 엿보아 살피는 것 아닌가. 살피다 보니 마냥 들여다보는 데 그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방송사와 공공기관 등 몰래 엿본 곳 인사에 개입한 정황까지 고스란히 밝혀졌다. 공법에 근거해 시민과 기업 등에게 “법을 지키라”고 요구해야 할 공직자가 암암리에 법에 어긋난 행위를 했다. 가뜩이나 정부는 ‘개인정보보호법’을 만들어 다른 이를 몰래 들여다보거나 관련 정보를 약취하는 행위를 엄격히 규제하는 터다. 이 법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이 한창 공직자·민간인을 사찰하던 2008~2010년에 준비했다. 거듭 생각해도 개인정보보호와 사찰은 양립할 수 없다. 더할 것 뺄 것 없는 이율배반이다. ..

싸이월드 피난 2020.06.27

2012.04.03. 08:56 ㅡ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책]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특강 김상봉·김종철·김찬호·도정일·박명림·박원순·오연호·우석훈·정희진·진중권·한홍구·홍성욱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2010년. 국가나 사회조직이 정체, 인간의 몸으로 재현되고 인식되어 온 것은 굉장한 정치적 문제입니다. 사회조직이나 국가가 몸으로 재현되면 전체가 ‘한 덩어리’가 되지요.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말이거든요.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에요. 이렇게 전체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게 되면 두 가지 폭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은 같은 현상의 다른 모습인데, 하나는 동일성의 폭력이고 또 하나는 위계화의 폭력입니다. -정희진.121쪽. 사람이 아무리 힘들어도 미적 아우라 속에 있을 때,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이자 최상의 쾌락을 느낄 ..

싸이월드 피난 2020.06.27

2012.04.23. 08:55 ㅡ 정연주의 증언

[책] 정연주의 증언: 나는 왜 KBS에서 해임되었나. 정연주 지음. 오마이북 펴냄. 2011년. 허버트 알철은…… “뉴스 미디어는 정치적·경제적 힘을 행사하는 자들의 대리인일 뿐이다. 신문, 잡지, 방송은 독립된 힘을 행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독립적이지 못하다. 뉴스 미디어의 내용은 (특히) 언론의 비용을 부담하는 자들의 이익을 반영한다. 미국 언론뿐 아니라 세계 상업 언론은 언론사 비용을 대는 사람 혹은 그룹의 이익에 충실히 봉사하며, 그 이익에 반대되는 콘텐츠는 등장하지 못한다”고 했다(368쪽). 2011년 팔월 이십사일. 정두언 당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은 “당이 조·중·동 프레임에 갇혀 무상급식 주민투표 문제에서 잘못된 길로 끌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회..

싸이월드 피난 2020.06.27

2012.04.26. 08:46 ㅡ 대한민국 후진화 기록

[책] 후진 기어 넣고 앞으로 가자고?: 대한민국 후진화의 기록 홍성태 지음. 한울 펴냄. 2009년. 아니, 그는 반성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다. 자기가 엉터리 정책을 남발해 국민을 죽음의 위험 속으로 몰아넣고 경제를 파탄 위기 속으로 몰아넣고는 터무니없게도 잘못의 시정을 요구하는 국민을 탓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도 잘못의 시정을 요구하는 국민을 사탄의 무리로 여기고 있는 건 아닐까(198쪽)?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유일하게 올바른 것이다(346쪽).

싸이월드 피난 2020.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