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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민주언론상 심사평

민주(民主). 서른한 번째 민주언론상에 서린 낱말입니다. 이 나라 주인, 곧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잘 비춘 후보작 열여덟 편에 찬사를 보냅니다. 수상작 일곱 편에 밝고 강렬한 한국 민주 언론의 미래가 깃들었음을 느꼈습니다. 매우 귀중한 씨앗이요 될성부른 떡잎인 터라 언론인 모두가 얼싸안을 일입니다. 이른바 ‘86’과 ‘MZ’ 세대 사이 동떨어진 생각과 시각이 보도·편집국을 흔든다는 얘기가 넘쳐 조마조마했는데, 새로운 민주 언론의 길로 접어들기 위한 진통일 수 있음을 ‘제31회 민주언론상’이 알게 했습니다. 이 진통 끝에 올 새 저널리즘이 궁금한 나머지 이런저런 기대가 차오르고 희망이 부풉니다. 인류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짓밟히고 아팠던 여성에게 진득한 눈길 두기 시작한 민주 언론. 좀 더 고르고 판판..

여자 사전

니나 브로크만, 엘렌 스퇴켄 달 지음. 신소희 옮김. 초록서재 펴냄. 2021년 5월 25일 초판 1쇄. 노르웨이 법에 따르면 나이가 16세 이상이어야만 자신의 신체와 관련된 의료 문제를 결정할 수 있어. 그리고 성형 수술을 하려면 18세 이상이어야 하지(31쪽). 사실 운동을 하고 움직이는 건 통증을 완화해 줄 뿐만 아니라 생리를 좀 더 빨리 끝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해. 신체 활동 때문애 점막이 더 빨리 밀려나오게 되거든. 생리 중에 해선 안 되는 활동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물구나무를 서거나 헤엄을 치고 풋볼을 해도 돼(105쪽). 이제는 개인의 젠더를 정할 때 몸보다 정체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졌어(158쪽). 너의 몸은 미인 대회에 나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네 인생을 살아가기 위..

K를 생각한다

임명묵 지음. 사이드웨이스 펴냄. 2021년 5월 7일 초판 1쇄. 2021년 6월 25일 초판 4쇄. 장르에 따라 게임이 제공하는 대리만족은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대체로 많은 게임이 노력, 경쟁, 승리, 성장, 발전과 같이 90년대생들이 체감하기 어려워진 몇 가지 욕망을 자극하며 소비자들의 시간을 장악해갔다(57쪽). 거의 언제나 온라인 공간 안에서만 서로를 물어뜯지, 그 바깥에서는 이렇다 할 소리를 내지 않는 90년대생은 앞 세대와 충분히 구분된다(69쪽). 2007년만 해도 한국은 ‘할리우드를 두드린’ 심형래 감독의 영화 를 진중권 교수가 비판한 것을 두고 그에게 집단적 공격을 가하던 나라였다. 그런데 10년도 안 가서 한국에서는 자국을 지옥이라고 자조하며 한국 교육에서 과장되게 가르치는 민족의 역..

부부소소사

홍연식 지음. 사계절 펴냄. 2020년 12월 15일 1판 1쇄. 그동안 잦은 이사를 해왔다. 그때마다 필요한 것보단 ‘필요할 것 같은’ 것을 버리지 못해 늘어나는 짐들 때문에 힘이 들었다. 큰맘 먹고 ‘필요할 것 같은’ 것을 태운다(63쪽). 젠장···(282쪽). 분명한 건 당신이 만든 그림책을 보고 있노라면, 당신이 생각하는 세계까지 사랑하게 된다는 거예요(393쪽).

디어 시스터

김혜정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2021년 8월 3일 초판 1쇄. “참, 아빠, 마트에 빈 병 넣는 기계 있더라. 아빠 맥주병 거기 가져가야겠어. 병 하나에 0.25유로라잖아(34쪽).” 그리고 놀랍게도 베를린은 놀이공원마저 조용해. 시끄럽지도 않고 요란하지도 않아. 다들 차분하게 놀이기구를 타. 막 높은 데서 떨어지는데도 사람들이 소리를 안 지른다니까. 정말이야(64쪽, 65쪽). “태국이 자원도 많고 위치도 좋아서 많은 나라에서 탐냈대. 그런데 열강 사이에서 외교를 잘했다더라고. 그래서 태국 사람들은 그걸 무척 자랑스럽게 여긴대(72쪽).”

뉴스 사용 설명서

모리 다쓰야 지음. 김정환 옮김. 우리교육 펴냄. 2017년 6월 12일 1쇄. 2017년 12월 13일 3쇄. 사람은 저마다 세계관을 가진다. 나의 세계관은 나 자신이기도 하다. 여러분의 세계관 또한 여러분 자신이기도 하다. 그것을 매개하는 것이 미디어다. 그러므로 만약 미디어가 틀린 내용을 전하면 나나 여러분의 세계관도 틀린 것이 될 가능성이 있다(27쪽). 패션의 본고장인 프랑스는 2016년부터 너무 마른 모델을 퇴출하는 ‘말라깽이 퇴출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72쪽). 시장 원리가 미디어를 한쪽으로 이끌 때가 매우 잦다(125쪽). 미디어를 올바르게 보고 듣고 읽는 것은 이 세계에 관해 올바르게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중략······우리가 리터러시를 익히면 틀림없이 미디어도 변화한다..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이용마 지음. 창비 펴냄. 2017년 10월 27일 초판 1쇄. 2017년 11월 15일 초판 5쇄. 내가 다닌 중학교는 전주동중학교다. 당시에는 그저 ‘똥중’이라 불렀다(61쪽). 에리히 프롬의 는 대학 초반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이다(89쪽). 대학 2학년 때는 과대표를 했다(97쪽). 전방입소거부 투쟁이 있었다(102쪽). 똑똑하면서 부지런한 똑부, 똑똑하면서 게으른 똑게, 멍청하면서 부지런한 멍부, 멍청하면서 게으른 멍게(157쪽). 외교부 시스템을 보면 숭미 사대주의가 조직 내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외교부에는 여러 국이 있는데, 그중 최고, 최대 부서는 단연코 북미국이다. 북미국은 형식적으로는 미국과 캐나다를 상대하도록 되어 있지만, 사실상 미국을 상대하기 위한 조직이다. 우리나라 외교가..

빨간 약 먹은 여자들

해솔·정민·지영과 래디컬 페미니스트 스물한 명 지음. 씽크스마트 펴냄. 2021년 6월 30일 초판 1쇄. 미용업계는 그냥 A부터 Z까지 여성혐오 속에서만 굴러갈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해요(18쪽).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길 바라요. 그러다 지치면 꼭 쉬고 언제든 돌아오세요(67쪽). 자궁은 아이를 품는 곳만이 아니기에 세포 포에 집 궁을 써서 포궁이라 표현(76쪽). 어느 날부터 ‘화장과 보정은 내 얼굴의 안 좋은 부분을 찾아서 고쳐나가는 행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80쪽). 자기 혼자만 먹고 사는 게 훨씬 경제적이죠. 가족이라는 개념은 과거에 농경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아이를 많이 낳았지만 지금은 그런 사회가 아니죠. 그리고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인데, 왜 남자에..

대한민국 프레임 전쟁

미디어오늘 지음. 동녘 펴냄. 2017년 8월 30일 초판 1쇄. 포퓰리즘 프레임의 문제는 모든 프레임의 효과가 그렇듯 합리적인 토론을 배제시킨다는 점에 있다(79쪽). ‘인민주의’는 포퓰리즘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는 개념으로 대의제 민주주의 제도가 제기능을 하지 못할 때 대중의 직접적인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반면 대중영합주의는 선동으로 인해 불합리한 병폐가 생길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한다(83쪽). ‘미선이·효순이 사건’으로 알려진 중학생 2명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2002년 6월 13일은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었다. 또한 5월 31일 한일월드컵 개막 후 우리나라 월드컵 축구 대표팀과 포르투갈 팀의 조별 예선 경기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139쪽). “자신 있어? 이런 사건을 사실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