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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의 시대

케일린 오코너, 제임스 오언 웨더럴 지음. 박경선 옮김. 2019년 11월 10일 1판 1쇄. 2019년 12월 5일 1판 2쇄. 궁금한 점 하나가 떠오른다. 민주주의는 가짜 뉴스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9쪽)? 예를 들어,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현재 신념과 일치하는 증거만 찾아다니고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음을 거듭 확인해왔다.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으로 알려진 이 현상은 ‘동기에 의한 추론(motivated reasoning)’의 한 종류다(108쪽). 타인이 제시한 증거를 평가할 경우에는 그 증거를 제시한 사람에 대한 신념에 근거하지 말고 그 증거 자체의 가치로 판단하는 것이 최선이다(111쪽). 틀린 것을 믿는 데는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동조에 대한 ..

윤석열과 검찰개혁

한상진 조성식 심인보 최윤원 지음. 뉴스타파 펴냄. 2021년 7월 30일 초판 1쇄. 윤 검사장이 승부수를 던진 건 그 즈음이었다. 민주당과 문재인 청와대 인사들에게 일종의 ‘충성맹세’를 하고 다녔다. “검사로서 나(윤석열)의 아이덴티티는 국정농단 사건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릴 일이 있겠냐”는 식이었다고 한다(77쪽). 신임 검찰총장이 임명된 다음 날인 2019년 7월 26일, ‘윤석열 검찰’의 첫 검찰 간부인사가 단행됐다. 예상대로였다.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던 검사들이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핵심 보직을 싹쓸이했다. 형사, 공안, 특수, 기획 등으로 나뉘어 온 검찰 인사시스템이 한 방에 무너졌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83쪽). 그는····..

저널리즘의 미래

이정환 비롯한 미디어오늘 기자들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2015년 8월 26일 초판 1쇄. 2016년 12월 9일 초판 2쇄. 한국 언론에서 질문하지 않는 기자들의 문제는 구조적이다. 퇴행적인 출입처 시스템에 갇혀 현장에서 멀어졌고, 어젠다를 주도하기보다는 이슈를 좇기에 바쁘고 정파성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무엇보다도 경제 이슈에 취약하다. 온라인 저널리즘으로 옮겨오면서 뉴스가 더욱 파편화되고 맥락을 잃고 떠돈다(16쪽). 콘텐츠를 팔지 못하고 광고를 파는 기형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필연적으로 광고주와의 유착을 부르고 콘텐츠의 왜곡을 불러온다(28쪽). 최진봉 교수는 “프랑스나 독일처럼 공영성이 높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언론사들을 공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봉 교수는 “정치권력..

뉴스 공장

플로랑스 오브나스, 미겔 베나사야그 지음. 류재화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2006년 8월 11일 초판 1쇄. 그리하여 기자들의 불행이란 그들이 하고 싶은 혁명을 집단적으로 그르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데 있다(21쪽). 현실 세계와 격자망적 해석, 달리 말해 각자의 이해 방식이라는 이데올로기적 해석 사이에 생기는 본질적 갈등 관계 때문에 언론은 간혹 신경질을 부리기도 하고, 침울함에 빠지기도 한다. 너무 급작스러운 방식으로 갑자기 세계가 ‘튀면’, 분석 도식에 무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저녁, 주요 언론사들의 국제부장은 이 갑자기 튄 ‘사건’을 보지 않았다. 냉전시대를 다룬 옛 자료들만 계속 뒤적거리며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어디를 봐도 이 벽이 무너진다고는 안 나와 있어!” 부..

쫄지 마 형사절차 ━ 재판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지음. 아름다운사람들 펴냄. 2019년 5월 13일 초판 1쇄. 사건부호를 보면, 보통 ㄱ은 1심, ㄴ은 2심, ㄷ은 3심을 뜻하는데, 형사재판은 고(1심), 노(2심), 도(3심)으로 표시된다(56쪽). 전문법칙은 전문, 즉 ‘전해 들은 이야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는 법칙이다(70쪽).······중략······형사가 누군가로부터 들은 말도 전문이므로, 전문법칙이 적용된다. 형사(사법경찰관)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형사가 당신(피의자)의 말을 듣고 받아쓴 것으로서 ‘전문’이고, ‘참고인진술조서’도 경찰이 범죄피해자(고소인)·목격자·사건관련자 등 참고인의 말을 받아쓴 것으로서 ‘전문’이다. 따라서 피의자신문조서나 참고인진술조서는 모두 전문으로서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없다(71..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장영은 지음. 민음사 펴냄. 2020년 3월 1일 1판 1쇄. 1943년, 마르그리트 도나디외는 을 출간하며 마르그리트 뒤라스라는 필명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박금이가 박경리로, 천옥자가 천경자로 되는 순간 역시 이와 다를 바 없었다. 뒤라스에게 삶은 오직 두 시기, 작가가 되기 전과 후로 나뉘었다(20쪽). 버지니아 울프는 글을 쓸 때만 “앞으로 나아가는” 자신을 느꼈다(41쪽). 긴스버그는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여성의 삶은 근본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철석같이 믿었다. 동시에 여성이 여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삶의 원칙을 수호했다(110쪽).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1972년 여성주의 잡지 를 창간했다(137쪽). 박경리가 에 1969년 6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는 각 부마다 연재 지면이 바뀌는 곡절..

세상은 어떻게 뉴스가 될까

홍성일 지음. 어진선 그림. 돌베개 펴냄. 2014년 3월 12일 초판 1쇄. 우리나라에는 1987년까지 프레스카드 제도가 있었어요. 국가가 뉴스를 쓰는 기자를 관리하고 국가가 발급하는 프레스카드, 다시 말해 ‘보도증’을 받은 이들만 기자가 될 수 있었답니다(13쪽). 언론사의 수직적 피라미드 구조는 민주적이지 못합니다. 언론사의 조직 구조는 위에서 지시하고 아래에서 따르는 상명하달의 위계 구조군요. 긍정적으로 표현하자면 뉴스를 검증하고 정제하며 보완하기 위한 장치일 수 있겠지만, 부정적으로 표현하자면 뉴스의 통제, 기자의 취재 자율성 제약, 뉴스 조직 전체의 보수화를 가져올 수도 있지요. 흔히들 언론의 자유를 많이 이야기하는데요. 정작 언론사 조직은 자유롭지 못한 것 같습니다(105쪽). 구조를 바꿀 ..

권력과 언론

박성제 지음. 창비 펴냄. 2017년 7월 31일 초판 1쇄. 언론개혁은 누구나 공감하는 화두이지만 대안과 해결책은 독점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적 생각이었다(8쪽). 개혁의 동력은 언론인들의 자성과 실천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중략······오직 시청자와 독자만 바라보고 가는 언론인이 많아진다면 언론개혁은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10쪽). 프레임 바꾸기 전략이 그렇게 작동되어 조직적이고 집요한 여론전을 보여주었습니다(23쪽). (손석희) 법적 대응의 경우에는 시간의 지연 때문에 저널리즘 자체가 중대한 이슈에서 매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많이 배웠습니다(24, 25쪽). (민동기) 수용자들은 이미 바뀌었고, 하드웨어도 바뀌었는데 언론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바뀌지 않았어..

조선·동아일보의 탄생 ━ 언론에서 기업으로

장신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 2021년 1월 22일 초판 1쇄. 조선일보는 뒤늦게 독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미처 거르지 못한 ‘격한’ 기사를 쏟아 냈다. 이 점이 창간한 지 반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조선일보가 동아일보보다 많은 기사 압수를 당한 이유다(55쪽). 김동성 등의 동아일보 퇴직 기자들이 조선일보에 합류했다. 또 간부들의 만류로 동아일보에 남아 있던 다수의 사원이 대거 조선일보에 입사했다.······중략······(1924년)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편집국장과 6명의 편집국 부장 중에서 5명, 영업국장과 공장장까지 동아일보에서 조선일보로 옮겼다(85쪽).······중략······사원들은 개혁운동의 여세를 몰아 대주주들에게 인사권의 양보를 요구했지만 김성수는 사원들과 인사 협의를 하..

한국 언론운동사

이완기 지음. 자유언론실천재단 펴냄. 2020년 11월 24일 초판 1쇄. 독립신문은 창간사에서 “편벽되지 아니한 고로 무슨 당파에도 상관이 없고 상하귀천을 달리 대접도 아니하고···”라고 밝혔다(27쪽). 매일신문은 본래 배재학당 학생회가 주도하는 협성회의 주간회보였다. 이를 1898년 일간으로 바꾸면서 제호를 매일신문으로 변경했다(28쪽).······중략······매일신문은 1898년 5월 이승만이 협성회 회장을 맡으면서 내부 분열이 극심해지자 휴간, 사옥이전, 소송 등을 반복하면서 혼란을 겪었고, 이듬해인 1899년 시설 부족과 재정난으로 폐간되고 말았다(30쪽). 애초에 조일동화주의를 표방했던 대정실업친목회가 창간한 조선일보는 출발부터 친일신문으로 자리매김되어 있어 조선인 독자들의 호응을 얻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