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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에게 이의를 제기합니다

도다야마 가즈히사 지음. 전화윤 옮김. 2019년 12월 17일 1판 1쇄.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학교 다닐 때 과학을 많이 배우긴 했는데 기억나는 건 거의 없다. 학교 교육이 끝난 후 과학과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배우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10쪽). 과학은 100퍼센트의 진리와 100퍼센트의 허위 사이에 있는 회색영역에서 ‘조금이라도 좋은 가설’을 추구하는 행위입니다(29쪽). Philosophiae Naturalis는 자연철학을 가리킵니다. 뉴턴이 살던 17세기에는 ‘사이언스’라는 말은 쓰지 않았습니다.······중략······지금 우리가 과학이라 부르는 것은 scientia라고 하기보다 라틴어로 Philosophiae Naturalis, 영..

책갈피의 기분

김먼지 지음. 제철소 펴냄. 2019년 4월 29일 초판 1쇄. 그렇다. 종이와 활자 뒤에 숨어 아무리 고상한 척해도 결국 출판은 산업이요, 출판사는 사업이고, 책은 상품이다(42쪽). 코딱지만 한 우리 회사는 매달 새로운 책이 나와야 매출이 생긴다. 매출이 생겨야 회사와 내 월급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51쪽).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2018년은 정부가 지정한 ‘책의해’였다. 그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독서실태조사’를 발표했는데,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했다(123쪽). 그는 이제 아이들을 위한 아름답고 예쁜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나는 잘 팔리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결국 들고 간 계약서에는 도장을 받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

출판하는 마음

은유 지음. 제철소 펴냄. 2018년 3월 29일 1판 1쇄. 2018년 4월 30일 1판 2쇄. “제가 IMF 직격탄 세대인데 뭘 가리고 빼고 할 겨를이 없었지요. 무시무시한 국가 재앙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월급 60만 원짜리 잡지사 기자로 스물셋에 덜컥 취직을 했어요. 그게 라는 월간 문학문화잡지예요(29쪽).” 끊임없는 독서로 일상의 불안을 잠재우고 편집자의 본분을 다한다(51쪽). 메모 습관은 장소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처음 만난 이와 일대일로 대화를 나눌 때도 친구들이랑 있을 때도 쓸 만한 게 생각나면, “잠시만요” 말을 끊고 적는다. 기억은 사라져도 메모는 남는 법. 자신을 믿기보다 기록을 믿는다(69쪽). 저자는 자기 글의 최초 독자다. 저자가 최초로 위로받는 독자인 게 맞다. 자신을 위로..

죄수와 검사 ━ 죄수들이 쓴 공소장

심인보 김경래 지음. 뉴스타파 펴냄. 2021년 4월 30일 초판 1쇄. ‘조 브라더스’라고 불렸다. ‘브라더’ 가운데 동생에 해당하는 첫 번째 조 씨는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금융 사기범으로, 워낙 머리가 잘 돌아가고 입담이 좋아서 검사실에 단골 출정을 하며 수사를 도왔던 인물이다(29쪽). 판결문에 나온 동생 조 씨의 행태는 정말이지 가관이었다. 조 씨는 수사관 J의 비호를 받으며 서부지검 415호 검사실을 개인 사무실처럼 사용했다(31쪽). 조 씨는 이렇게 검사실의 위세를 업고 사기 행각을 벌이다 2016년 9월 결국 체포됐다. 조 씨를 체포한 것은 다름 아닌 최희정 검사실이었다. 조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결과 2 ~ 3박스 분량의 수사 기밀 자료가 나왔다(32쪽). 우리는 죄수, 즉 제소자..

벤처 하는 여자들

양윤선 이영 곽수진 문여정 이진주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2018년 10월 25일 초판 1쇄. 양윤선 당시에는 ‘제대혈’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다. 영어로 cord blood, 한자로 제대는 배꼽 제, 띠 대로 탯줄을 의미한다(14쪽). 이영 집에서나 학교에서는 여자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접을 받거나 억울한 일을 당한다고 느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창업한 후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가득한 낯선 세상을 만났다. 나를 한 기업의 경영자이기 이전에 여성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서 불편했고, 그런 시선들이 비즈니스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때면 억울하기도 했다(61쪽). 곽수진 기업의 목표는 이윤 추구에 있다고들 하지만 나는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 역시 기업의 큰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불량 판결문

최정규 지음. 블랙피쉬 펴냄. 2021년 4월 5일 초판 1쇄. “판례가 이렇네” 하고 끝내버리는 건 오히려 게으른 태도일 수 있다. 판례를 확인하는 것 이상은 아예 생각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37쪽). 2018년 근로자 상위 40 ~ 50%의 연봉 평균이 2,864만 원이다(100쪽). 지난 10년 동안 산재 사망 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0.5%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116쪽). 세계 노예 지표(Global Slavery Index)는 2016년 대한민국을 167개국 중 32번째 위험 국가로 평가했다. 2018년 발표한 지표에서는 추정 노예 수가 9만9,000명으로 2016년 20만4,900명에 비해 감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130쪽)...

제주 맛집 ━ 우리는 먹으러 제주 간다

이담·채지형 지음. 미니멈 펴냄. 2016년 9월 24일 초판 1쇄. 말 게스트하우스와 카페 말의 주인장 권영애 씨는 버스에 말을 태우고 전국일주를 한 놀라운 이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버스는 말을 태우기 위해 샀고, 말이 살 수 있도록 개조했다(19쪽). 송당마을은 신화의 마을로 불린다. 여기에 공식적인 오름만 해도 18개나 있어, 제주의 문화와 자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36쪽).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중략······주로 농사를 짓고 넓은 곶자왈 지대가 있어서 가끔 반딧불 구경을 하러 가는 곳인데 여기에 쌀국수 집이 생겼다니 의아했다(52쪽). 제주 토종흑돼지는 천연기념물이다. 문화재청은 2015년 3월 17일 제주 흑돼지 260여 마리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제주 흑돼..

이임하의 여성사 특강

이임하 지음. 철수와영희 펴냄. 2018년 4월 25일 1판 1쇄. 1932년 에 소개된 이광수의······중략······‘신여성의 십계명’은 가정이 바로 여성의 천직이므로 가정을 평화로운 휴식처로 만들기 위해 여성은 순결해야 하고, 분노나 질투, 분쟁의 모습을 절대 갖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23쪽). 우리 신화에서 세상의 시작을 알린 창조신은 마고할미입니다. 지역에 따라 안가락할무이, 설문대할망으로 부르는데, 이들은 모두 거인입니다. 마고할미는 하늘과 땅이 나누어지기 전에 나타나 하늘과 땅을 떨어지게 하고 세상의 모든 것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세상을 만든 여신을 우리 신화에서는 ‘대모신’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위대한 어머니 신’이라는 뜻입니다(41쪽). 모악산, 대모산같이 산 이름에 ‘어미 모’ ..

추월색 ━ 안국선·이해조·최찬식 소설선

안국선 이해조 최찬식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07년 4월 20일 초판 1쇄. 2011년 2월 10일 초판 3쇄. 사람들이 옛적부터 우리 여우를 가리켜 말하기를, 요망한 것이라 간사한 것이라고 하여 저희들 중에도 요망하든지 간사한 자를 보면 여우 같은 사람이라 하니, 우리가 그 더럽고 괴악한 이름을 듣고 있으나 우리는 참 요망하고 간사한 것이 아니요, 정말 요망하고 간사한 것은 사람이오. 지금 우리와 간사한 사람의 행위를 비교하여 보면 사람과 우리와 명칭을 바꾸었으면 옳겠소(17쪽). 옛적 사람이 말하기를, ‘호랑이를 기르면 후환이 된다’ 하여 지금까지 양호유환이라 하는 문자를 쓰지마는, 되지 못한 사람의 새끼를 기르는 것이 도리어 정말 후환이 되는지라(35쪽). 본국 여자는 모두 집안에 칩복하여 ..

오 마이 제주

배경민 지음. 장차북스 펴냄. 2016년 11월 11일 초판 1쇄. 금악오름 또는 검은오름이라고도 불리는 금오름에는 작은 분화구가 있어요(88쪽). 90%가 현무암 지대인 제주도는 빗물을 잘 흡수해요. 비가 내려 땅으로 흡수된 물이 다시 땅 위로 솟아나는 것을 ‘용천’이라고 해요(118쪽). 화순곶자왈은 병악에서 시작해서 산방산까지 약 9km에 걸쳐 분포해 있습니다(136쪽).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돌고래가 자주 출몰한다는 신산리 앞바다가 있어요. 그곳에 마을회에서 운영하는 신산리 마을카페가 있답니다(206쪽). 해비치해변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보일 듯 말 듯 ‘소금막해변’이라고 적혀 있는 나무 표지판이 나와요. 그 길로 들어가면 지도나 내비게이션에도 잘 나오지 않는, 많이 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