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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참다

김종진 박내현 박점규 박혜리 변정윤 송경동 사이 연정 이다혜 이병희 정슬기 정윤영 정창조 하명희 희정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2022년 3월 14일 1판 1쇄. 교실을 사용하고 전원을 끄고 나가지 않아서 재계약이 안 된 강사도 있다. 할머니 상을 당해서 수업을 진행하지 못해 잘린 강사도 있었다(26쪽). 노동조합이 생기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중략······내 노동의 지속과 멈춤을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이룬 변화였다(48쪽). ‘2인 1조’ 같은 방법은 왜 ‘호신용 호루라기’보다 나은 대안이 될 수 없는 걸까.······중략······안전은 비용과 책임의 문제다. 책임지지 않고,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는, 어떤 형태의 위험도 예방할 수 없다(69쪽). 국가는 취약한 노년도 방치하고..

아무튼, 뜨개

서라미 지음. 제철소 펴냄. 2020년 11월 27일 초판 1쇄. 포털사이트가 무슨 알고리즘으로 내게 수세미 뜨개 키트를 보여줬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적중했다(18쪽). 뜨개뿐인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나 또한 돌봄 노동하는 여성을 임금 노동하는 여성에 비해 수동적이고 세상을 넓게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단정했을지 모른다(85쪽). 니그로가 아니라 아프리칸 아메리칸, 벙어리장갑이 아니라 손모아장갑이라고 불러야 하는 이유가 있다(115쪽). 그러니 부지런히 걷자. 멈추지 않으면 기어이 닿을 그곳을 향해(139쪽).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빌 코바치, 톰 로젠스틸 지음. 이재경 옮김. 한국언론진흥재단 펴냄. 초판 1쇄 2003년 11월 30일, 2판 1쇄 2009년 9월 30일, 3판 1쇄 2014년 12월 10일. 저널리즘의 목적은 기술에 의해 정의되지 않는다. 또 기자들이나 그들이 활용하는 취재 보도 기법이 저널리즘의 목적을 정의하지도 않는다. 저널리즘의 원칙들과 목적은 좀 더 기본적인 무엇에 의해 정의된다. 그 기본적인 무엇은 바로 뉴스가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수행하는 기능이다(7쪽). 미국의 저널리즘 역사에는 민주주의 없는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신문 발행인의 사례가 없었다. 그러나 머독의 선언 이후로 저널리즘을 다른 상업적 이익에 예속시키는 소유권 사례는 자꾸 늘어간다(44쪽). 첫 번째 압력은 속도다. 뉴스를 취재하는 상황에서 속도..

걸리버 여행기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류경희 옮김. 더스토리 펴냄. 2020년 4월 30일 초판 1쇄. 황제 폐하는 다음에 기회를 봐서 내가 나머지 적선들도 포획해 오기를 바랐다. 군주들의 야심이란 그처럼 끝이 없는 것이다.······중략······그리고 나는 자유롭고 용감한 어떤 민족을 노예 상태로 몰아넣는 도구는 절대로 되지 않겠다는 점을 그에게 분명히 밝혔다(88쪽). 나는 타고난 천성과 운명에 의하여 활동적이고 불안한 삶을 살도록 운명지어졌기 때문에, 결국 돌아온 지 두 달만에 다시 조국을 떠났다(139쪽). (두 달만에 → 두 달 만에) 인간들이란 몸 크기에 비례하여 더욱 야만적이고 잔인한 존재로 관찰되고 있다(146, 147쪽). 매일같이 중노동에 시달리느라 불과 몇 주 사이에 내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 주..

고군분투 책 일기

최유리 지음. 위즈플래닛 펴냄. 2017년 11월 5일 초판 1쇄. 90년대에 위치한 내 유년 시절의 기억은 코리안 스탠더드로 향해 가는 부모님의 욕망, ‘인공물’이 만들어 낸 중산층을 향한 욕망이었다. 마이카, 마이하우스, 사교육(22쪽). 나는 남자에게 사랑받아야만 하는 여자가 아니고, 자매애나 동성애도 잘 모르겠다. 굳이 설명하자면 나의 경우 걸그룹을 보는 건 인형놀이를 하는 느낌이다. 예쁜 곰인형을 보는 느낌, 고양이를 보는 느낌이랄까(31쪽). 고모는 나에게 왜 결혼을 하지 않냐고 물었고, 돈이 없다고 답했다. 고모는 단칸방에서 시작하는 거라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그런 곳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고 싶지 않다. 연예인들의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TV에서 본다. 아이들이 예뻐서 자주 보지만 그걸 볼 때..

1987 이한열

이한열기념사업회 기획. 김정희 씀. 사회평론 펴냄. 2017년 12월 1일 초판 1쇄. 2018년 1월 12일 초판 2쇄. 그해 겨울 노태우가 직선을 통해 제13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희망이 환멸로 변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삶은 계속되었고, 어디선가 누군가는 계속 싸우고 있었다(14쪽). (각주) 15. 정부는 해외여행의 전면적 자유화를 1989년 1월 1일부터 시행했다(126쪽).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총학생회장 대행 박철민은 대학생 한 명이 시위 도중 최루탄에 맞아 목숨이 위중하다는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학생의 이름이 낯익었다. 이한열이라고(128쪽)? 대통령 직선제 연내 개헌, 언론 자유 보장, 김대중을 비롯한 민주 인사 석방 등 8개 항을 담은 특별 선언이었다(124..

아무튼, 술집

김혜경 지음. 제철소 펴냄. 2021년 6월 21일 초판 1쇄. 껍데기가 속으로 들어갈수록 나는 점점 헐벗는 기분이 되고, 알코올에 흠뻑 젖은 입술은 제멋대로 나불댄다(24쪽). 몸에 피가 아닌 레드 와인이 흐르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 때쯤 컵라면을 먹는다(41쪽). 10년 넘게 주입식 교육을 받으며 자랐는데, 스무 살이 되니 갑자기 내 꿈을 찾으란다. 하라는 것보다 하지 말라는 게 더 많은 생활을 해오다가 이젠 알려줄 만큼 알려줬으니 알아서 제 갈 길 가라는 분위기가 도무지 적응되지 않았다(85쪽). 직장 동료란 단지 옆자리를 채우는 사람이 아니다. 거친 태풍 속에서 손을 맞잡는 사람들이다(130쪽).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제니퍼 와일리 교수는 창의적인 문제를 푸는 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혈중 알코올 농..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엔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웅진씽크빅 펴냄. 2008년 4월 30일 초판 1쇄. 2022년 2월 21일 3판 54쇄. 사랑이 폭발성 화약처럼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52쪽). 사건의 전모가 이처럼 간단하고 두루뭉술했다(63쪽). 석양은 뒤뜰 채마밭을 비추더니 서서히 부엌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151쪽). 그는 류롄이 세상에서 가장 큰 반혁명자이자 당 안에 숨어 있는 최고의 여간첩이며 혁명 대오 속에 매설된, 수소폭탄보다 강력하고 원자탄보다도 백 배는 강력한 시한폭탄이라는 말을 세 번 반복했다(203쪽). 우다왕은 류롄의 그 처연한 미소가 자신에게 평생 불멸의 낙인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234쪽).

서머싯 몸 단편선 1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민음사 펴냄. 2021년 8월 27일 1판 1쇄. “당신 사내들! 이 추잡하고 더러운 돼지들! 당신들 모두 똑같아, 당신들 모두. 돼지들! 돼지들!” 맥패일 박사는 그 말을 알아듣고 말문이 막혔다(77쪽). 그의 삶은 떳떳했다. 그는 늙어 가는 것이 만족스러웠다(182쪽). “가난하지만 정직한 부모의 딸로서 나는 내 출신을 부끄러워할 이유가 전혀 없고, 내가 변변찮은 업계에서 생계를 꾸렸다고 해서 당신이 나를 비난할 까닭도 없어요(325쪽).” “그 품위 있는 부인이 네 행동을 지지할 거라는 뜻이야? 오 템포라, 오 모레!(오, 시대여, 오, 세태여!*) 이런 짓을 한 지 얼마나 됐지?” *로마의 정치인 키케로가 처음 한 말로, 변한 세태를 한탄하는 뜻으로 흔히 쓰이는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