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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평전

손석춘 지음. 자유언론실천재단 펴냄. 2021년 3월 22일 초판 1쇄. ‘민중의 신문’을 자임하며 일궈 낸 지면도 이상재의 후광이 사라지고 신간회가 주춤거리면서 시나브로 빛이 바랬다. 이를테면 1929년 3월부터 생활개신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생활부터 달라져야 힘을 기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색의단발운동, 건강증진운동, 상식보급운동, 소비절약운동, 허례폐지운동에 대한 보도와 선전을 펴 나갔다. 그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벌인 생활개신운동은 ━ 특히 흰 옷을 벗고 색깔 있는 옷을 입자는 색의운동은 ━ 의도했든 아니든 일본 제국주의 통치에 적응해 가는 분위기를 확산시켰다(63쪽). 그의 지면은 방응모의 친일반민족행위와 ‘동행’했다(83쪽). 그는 1940년 1월 1일 자부터 충격적인..

밝은 밤

최은영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21년 7월 27일 1판 1쇄. 2021년 7월 31일 1판 2쇄. 천문대에 첫 출근을 한 날 결혼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예전에 한 번 했었다고 답하고는, 더 설명해달라는 눈빛을 읽고 작년에 이혼했다고 덧붙였다.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려고 했지만 심장이 뛰었고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사람들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다른 주제로 말을 돌렸다(12쪽). “남자 없이도 잘 살 수 있어, 엄마(16쪽).” “모두가 겪는 일은 아니겠지. 사람한테 미치는 거 말이야. 한순간 완전히······ 미치는 거지(33쪽).” 그녀에게는 그런 재능이 있었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속이지 않는 재능. 부당한 일은 부당한 일로, 슬픈 일은 슬픈 일로, 외로운 마음은 외로운 마음으로 느끼는 재능(55쪽)..

카테고리 없음 2022.08.24

현장 기록, 신문 노조 민주화 운동 20년

새언론포럼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2009년 7월 15일 초판 1쇄. 2021년 10월 20일 초판 2쇄. 1988년 8월 3일 결성된 전북일보 노조의 경우에는 노조 결정 보고 대회에서 서정상 사장이 직접 축사를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23쪽). 외환위기의 도래가 임박했던 1997년 9월 23일, 한국일보 노조는 임금 동결 등으로 노조를 몰아붙이던 사측에 공세적인 역제안을 하게 된다. 4차 임금 교섭 전체 회의에서 증자를 통해 우리사주조합을 도입할 것을 공식 요구한 것이다. 한국 언론사에서 전례가 없었던 이 같은 제의는 사측이 같은 달 10일 확대 실무 교섭에서 공식으로 임금 동결을 요청한 데 대한 대답이기도 했다(51쪽). 김영삼 정권 초기 정부는 노총-경총의 밀실 합의를 통해 낮은 임금 인상률..

카테고리 없음 2022.08.16

인천 인물 100인

경인일보 특별취재팀 지음. 다인아트 펴냄. 2009년 1월 26일 초판 1쇄. 1992년 김(찬삼) 교수는 다시 배낭을 짊어졌다. 67세 때였다(68쪽). 는 기사 말미에 (유두희) 선생의 약력을 적고 있는데 ▴동경에서 고학 ▴19세 때부터 소년운동 지도, 한용청년회·제물포청년회 등을 결성해 청년운동에 열성 ▴1925년 이래로 인천 무산청년동맹을 비롯 각 지방 청년회를 결성 지도, 노동조합, 농민조합을 조직, 그리고 인천 최초의 공산당 및 공산 청년동맹원으로 지하운동에 심혈을 경주 ▴중외일보 기자와 무산자신문 지사장 등으로 언론지도 ▴조선 노동동맹, 경기도 청년동맹 중앙집행위원으로 활약하다가 1929년 5월 제2차 조선공산당 사건으로 피검돼 8년간의 옥중 생활에 병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출감 후 계속 활..

카테고리 없음 2022.08.07

당신은 영화를 믿지 않겠지만

오동진 지음. 썰물과밀물 펴냄. 2022년 5월 10일 초판 1쇄. 사랑이 세상의 진보를 방해한 적은 없다. 세상이 사랑을 가로막을 뿐이다. 그건 늘 그렇다(15쪽). 은 1960년대 여성들이 받았던 고통을 떠올리게 하면서 왜 지금 세상은 보다 여성적이고, 보다 계급 계층적 측면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가를 우회적으로 보여 준다(17쪽). 여성의 권리는 여전히 침해받고 있으며, 세상을 살아가는데 수세적이게 하고, 당당함보다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삶을 강요받고 있다는 얘기다(18쪽). 여성 운동은 여성만을 해방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동반, 연대해서 자유를 얻는 것이며,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가부장, 남성 중심, 계급주의 상황을 이겨 내는 것이다(19, 20쪽).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속이 부글부글 끓어..

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솔아 김멜라 김병운 김지연 김혜진 서수진 서이제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22년 3월 18일 초판 인쇄. 아까 테라스라고 하셨잖아요. 테라스는 일층에서 확장된 공간을 말하거든요. 여기는 사층이고 또 천장이 없으니 테라스가 아니라 베란다인 거죠. 베란다는 위층과 아래층 면적이 달라 생기는 공간이거든요. 또하나 헷갈리는 게 발코니인데, 그건 건물 외벽에 붙어 있는 돌출 공간이고요. 사람들이 아 셋이 엄연히 다른 건데도 자꾸 퉁쳐서 말하죠(114쪽). -김병운 남자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살아왔고 여자들은 여자 일반으로 살기를 강요당했다(164쪽). -김지연 나는 그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273쪽). -서이제 너무 이상하지 않아요? 이렇게 모두가 먹고살기 힘든데, 다들 집이 없어서 전전긍긍하는데, 여전히 아파..

현장 기록, 방송노조 민주화 운동 20년

새언론포럼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2008년 1월 31일 초판 1쇄. 2021년 10월 20일 초판 2쇄. (1973년) 11월 5일 동아일보 기자 50여 명이 경북대 학생시위와 민주수호국민협의회의 시국선언문 낭독에 대한 기사가 외압으로 보도되지 못하자 편집국에서 철야농성을 하면서 1971년 4월 15일 ‘언론수호선언’에 이은 ‘제2의 선언’을 결의하였다. 같은 날 대구의 매일신문도 유사한 내용의 선언을 결의하였고 이후 한국일보, 조선일보로 확산되었다(14쪽). 1977년 12월 이부영, 성유보 기자의 출감 환영회 자리에서 동아투위와 조선투위 기자들은 공동으로 민족민주언론 선언문을 발표한다.······중략······민주언론은 민중의 아픔을 같이하는 민중을 위한 민중의 언론이어야 한다(18쪽). 1..

숨을 참다

김종진 박내현 박점규 박혜리 변정윤 송경동 사이 연정 이다혜 이병희 정슬기 정윤영 정창조 하명희 희정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2022년 3월 14일 1판 1쇄. 교실을 사용하고 전원을 끄고 나가지 않아서 재계약이 안 된 강사도 있다. 할머니 상을 당해서 수업을 진행하지 못해 잘린 강사도 있었다(26쪽). 노동조합이 생기자 많은 것이 달라졌다.······중략······내 노동의 지속과 멈춤을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이룬 변화였다(48쪽). ‘2인 1조’ 같은 방법은 왜 ‘호신용 호루라기’보다 나은 대안이 될 수 없는 걸까.······중략······안전은 비용과 책임의 문제다. 책임지지 않고,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는, 어떤 형태의 위험도 예방할 수 없다(69쪽). 국가는 취약한 노년도 방치하고..

아무튼, 뜨개

서라미 지음. 제철소 펴냄. 2020년 11월 27일 초판 1쇄. 포털사이트가 무슨 알고리즘으로 내게 수세미 뜨개 키트를 보여줬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적중했다(18쪽). 뜨개뿐인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나 또한 돌봄 노동하는 여성을 임금 노동하는 여성에 비해 수동적이고 세상을 넓게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단정했을지 모른다(85쪽). 니그로가 아니라 아프리칸 아메리칸, 벙어리장갑이 아니라 손모아장갑이라고 불러야 하는 이유가 있다(115쪽). 그러니 부지런히 걷자. 멈추지 않으면 기어이 닿을 그곳을 향해(139쪽).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빌 코바치, 톰 로젠스틸 지음. 이재경 옮김. 한국언론진흥재단 펴냄. 초판 1쇄 2003년 11월 30일, 2판 1쇄 2009년 9월 30일, 3판 1쇄 2014년 12월 10일. 저널리즘의 목적은 기술에 의해 정의되지 않는다. 또 기자들이나 그들이 활용하는 취재 보도 기법이 저널리즘의 목적을 정의하지도 않는다. 저널리즘의 원칙들과 목적은 좀 더 기본적인 무엇에 의해 정의된다. 그 기본적인 무엇은 바로 뉴스가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수행하는 기능이다(7쪽). 미국의 저널리즘 역사에는 민주주의 없는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신문 발행인의 사례가 없었다. 그러나 머독의 선언 이후로 저널리즘을 다른 상업적 이익에 예속시키는 소유권 사례는 자꾸 늘어간다(44쪽). 첫 번째 압력은 속도다. 뉴스를 취재하는 상황에서 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