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문숙 지음. 엔트리 펴냄. 2018년 3월 23일 초판 1쇄. 집안일은 끝이 없다. 종류도 많고 시간도 품도 많이 든다. 매일 하는 일이지만 건너뛰기가 안 되는 일들이다.······중략······매일 정리해도 매일 어질러지고 매일 빨아도 세탁물은 넘쳐난다.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지만 손을 놓으면 당장 표가 나는 기이한 일이다(15쪽). 남편과 아이에게 한 상 차려 주고 바라보는 게 좋아서 정작 자신은 허기도 잊는다(30, 31쪽). 왜 설거짓감이 내게는 일감으로 보이고 그들에게는 지저분한 부엌으로 보이는가 하는 질문(52쪽). 오늘은 밥 생각 따위 하지 않겠다고 다짐까지 하고 나온 날에도 ‘밥’은 따라온다.······중략······집에서 멀리 가면 갈수록 내가 밥하는 여자라는 사실이 점점 더 명확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