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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습니다

최지은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2017년 9월 22일 1판 1쇄. 2017년 10월 18일 1판 2쇄. 뉴욕의 폐경 전문의 메리 젠킨스는······중략······폐경을 맞아 힘들어 하는 여성의 배우자들에게 “아이가 신생아 때 밤잠을 설쳤던 날들과 똑같은 인내심을 발휘하도록 노력하고, 격려해 줄 수 있도록 많이 공부하라”고 조언한다(54쪽). 육아는 중노동이다. 셀 수 없이 다양한 업무가 포함돼 있고 끝도 보이지 않는(57쪽). 육아를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아빠들과 달리 육아를 도맡다시피 하는 많은 여성은 다른 여성들에게 출산을 쉽게 권장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선택지가 있다는 걸 미처 몰랐다”며 후회하기도 한다(63쪽). 지금 필요한 건 ‘엄마는 위대하다’는 무용한 찬사가 아니라 엄..

완벽한 아내 만들기

웬디 무어 지음. 이진옥 옮김. 글항아리 펴냄. 2018년 1월 19일 1판 1쇄. 2018년 7월 20일 1판 3쇄. 법적인 측면에서 18세기 영국의 여성에게는 독립적인 권리가 거의 없었다. 필연적으로 그들은 완벽하게 아버지의 통제 아래, 결혼하고 나서는 남편의 통제 아래 놓여 있었다. 결혼식에서 신부가 아버지의 손에서 남편의 손으로 옮겨지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글자 그대로의 의미를 지녔다. 결혼을 하면 여성은 모든 소유권과 돈을 남편의 손에 넘겨야 했는데 법이 아내의 존재 자체가 남편에게 속한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45쪽). (버나드) 쇼는 싫어했지만 그의 희곡은 1938년에 영화 으로 제작됐고, 감독은 낭만적인 결론을 만들어야 한다며 엘리자를 히긴스에게 보내자고 제안했다. 쇼가 죽은 뒤 ..

일하는 여자들

4인용 테이블 지음. 북바이퍼블리 펴냄. 2017년 12월 26일 초판 1쇄. 윤가은 지구 멸망 이후의 폐허에서 한 소녀가 살아남아 영웅이 되는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구상한다. 생각해 보면 악조건이 다 들어 있다. 아이에 여성에 재난 영화니까 사실 말도 안 되는데, 늘 상상해 본다. 진짜 멋있을 것 같지 않나(56쪽)? 양자주 내 그림을 마음껏 그리고 싶었다.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고, 밥 먹고.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86쪽). 예술계에서 여성임을 자각하는 순간도 있나? 작가가 생각보다 그렇게 자유롭지 않다. 그 위에 갤러리 대표라든가 컬렉터들이 있어서 굉장히 눈치를 많이 본다.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더라. 예술계 내 성폭력에 관한 문제 제기가 계속 터져나오는 때도 있었는데, 예술계 내에서는 ..

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

벨 훅스 지음. 이순영 옮김. 책담 펴냄. 2017년 10월 10일 초판 1쇄. 언제든 한 사람의 남성이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 가부장적 경계를 용감하게 넘을 때 여성과 남성, 그리고 아이들의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나는 살면서 알게 됐다(39쪽). 교회에서 부모님은 신은 남자가 이 세상과 거기에 있는 모든 것을 지배하도록 창조했으며, 남자가 그 임무를 수행하도록 돕고 남자에게 복종하고 강한 남자에게 언제나 종속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여자의 의무라고 배웠다. 두 분은 신이 남자라고 배웠다. 이 가르침은 두 분이 경험하는 모든 단체 ━ 교회, 학교, 법원, 클럽, 운동 경기장 ━ 에서 더 분명히 확인됐다(53쪽). 존 브래드쇼 “가부장제는 남성중심주의와 힘을 그 특징으로 한다(60..

페미니스트입니다만, 아직 한드를 봅니다

권순택·김세옥 지음. 탐탐 펴냄. 2020년 10월 27일 초판 1쇄. 여성들은 ‘기록’에서 삭제돼 왔다. 분명 같은 시간을 살아 냈지만, 삶의 가치는 다르게 매겨졌다(13쪽). 다수의 ‘일반적인’ 사람인 동료들은 많은 경우 침묵으로 일관한다(43쪽). 한쪽이 참아야 유지되는 관계는 건강하지 않다는 걸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안다. 말이 좋아서 ‘노오력’이지 사실은 ‘희생’이다.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는 폭력이다(48쪽). 한국 기업들은 구성원들과 하청업체들에 필요한 때만 ‘유사 가족주의’를 강조한다.······중략······불합리한 업무지시나 회식 강요는 ‘가족 같은 공동체’를 위한 거라 우기고 개인의 삶은 가부장인 회사와 상사를 위해 당연히 희생해야 한다. 하청업체도 원청을 부모터럼 섬길 것을 요구한다..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매기 앤드루스·재니스 로마스 지음. 홍승원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020년 3월 2일 초판 1쇄. 1867년에는 최초로 공장에서 만들어진 분유가 등장해 유럽과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다(29쪽). 모유 수유는 종교적인 의무이다시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8세기와 19세기 미국의 노예제 사회에서는 흑인 여성 노예를 유모로 쓰는 관습이 보편화됐다. 유모의 역할을 맡는 여성은 대체로 자기 아이를 잃거나, 방치하거나, 심지어는 유기할 수밖에 없었다(30쪽). 팝 듀오 유리스믹스가 1985년에 발표한 페미니스트 찬가의 후렴구는 다음과 같다. “Sisters are doing it for themselves, Standing on their own two feet, And ringing on their ow..

요즘 것들의 사생활

이혜민 지음. 900KM 펴냄. 2018년 8월 1일 초판 1쇄. 다미안: 부모님은 여전히 내가 부모님 소속이고, 결혼하면서 우리 소속으로 이 사람을 끌어왔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건, ‘이제 이 사람은 당신 집안 사람이 아니고 우리 집안 사람이에요’라는 뜻이잖아요. 물론 아버지는 별 뜻 없이 의례적으로 한 말이셨겠지만 저는 그게 결례라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저는 저조차도 부모님에게 속해 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냥 거기 ‘출신’인 것뿐이죠(54쪽). 에바: 그래도 사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에요. 물론 다미안 집이 그렇게 불편한 집도 아니고 뭔가 시키지도 않으시는데 이상하게 그런 거 있잖아요. 아무 말도 안 했지만 뭔가 해야 될 거 같고 가만히 있으면 이상하..

이등 시민

틸리 올슨 비롯한 아홉 명 지음. 모이라 데이비 엮음. 김하현 옮김. 시대의창 펴냄. 2019년 6월 20일 초판 1쇄. 그레이스 페일리 나의 마음은 짧고 통통한 내 아들의 손가락으로 영원히 수감되어, 마치 알카트라즈 감옥 철창에 갇힌 왕처럼 흑백 줄무늬를 그리며 빛났다(39쪽). 부치 에메체타 왜 남자는 바뀌고, 적응하고, 새로운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걸까(61쪽)? 누구도 애들한테 그 빌어먹을 신부 값을 내지 않을 거야. 우리 애들은 자기 남자를 사랑하고 존중하기 때문에 결혼하게 될 거야. 가장 돈을 많이 주는 사람을 찾거나 자기 집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70쪽). 린다 쇼어 학교는 상태가 좋은 사람도 안 좋게 만든다. 미학적으로도 추하지만,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

엄마는 페미니스트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황가한 옮김. 민음사 펴냄. 2017년 8월 18일 1판 1쇄. 2017년 9월 13일 1판 3쇄. 나는 ‘만능’ 여성에 대한 논쟁에는 관심이 없어. 왜냐하면 그것은 육아와 가사를 여자만의 영역으로 간주하는 논쟁이기 때문이야. 난 거기에 절대로 반대해. 가사와 육아는 성 중립적이어야 하고, 우리는 여자가 ‘만능’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바깥일과 집안일을 병행하는 부모들을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가를 물어야 해(20쪽). 육아를 동등하게 분담해. ‘동등하게’가 무얼 의미하는가는 물론 너희 두 사람에게 달렸어. 서로가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똑같이 주의를 기울이면서 맞춰 나가야 할 거야.······중략······진정한 평등이 있는 곳에는 분노가 존재하지 않아(23쪽). 요..

생활 세제 ━ 그동안 화학 세제를 너무 썼어!

에프북스 편집부 지음. for books 펴냄. 2014년 7월 20일 초판 1쇄. 베이킹소다를 녹인 물은 바다나 강으로 흘러가도 Ph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베이킹소다가 물에 녹으면 자연계의 나트륨 이온과 탄산수소 이온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강과 바다를 정화시켜 준다(11쪽). 집안일이란 참으로 영악해서 도무지 쉴 틈을 주지 않습니다. 하면 할수록 일거리가 늘어나는 법이지요. 안 하겠다. 대충 하겠다. 그러는 사람들에게는 후하게 굴다가도 본성이 쉴 줄 모르는 여자에게는 짓궂게도 자꾸만 일거리를 안겨 주니까요. 그걸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고 몸과 마음을 다 바치는 게 우리 여자들의 습성입니다. 병이지요. 정말 그렇습니다(7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