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민 지음. 900KM 펴냄. 2018년 8월 1일 초판 1쇄. 다미안: 부모님은 여전히 내가 부모님 소속이고, 결혼하면서 우리 소속으로 이 사람을 끌어왔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건, ‘이제 이 사람은 당신 집안 사람이 아니고 우리 집안 사람이에요’라는 뜻이잖아요. 물론 아버지는 별 뜻 없이 의례적으로 한 말이셨겠지만 저는 그게 결례라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저는 저조차도 부모님에게 속해 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냥 거기 ‘출신’인 것뿐이죠(54쪽). 에바: 그래도 사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에요. 물론 다미안 집이 그렇게 불편한 집도 아니고 뭔가 시키지도 않으시는데 이상하게 그런 거 있잖아요. 아무 말도 안 했지만 뭔가 해야 될 거 같고 가만히 있으면 이상하..